본문 바로가기
coffee story/카페엔빈

겁 없이 카페 꾸미기에 도전하다

by 아르니온 2021. 6. 3.

대전 유성구 대정동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사람들은 대정동이라고 하면 생소해하지만, 

진잠 교도소 근처라고 하면 단번에 알아듣는다.

요즘은 모다 아울렛 근처라고 하면 더 잘 아시는 것 같기도 하다. ㅎㅎ

 

대전에서 유일하게 동네가 막혀있는 외진곳에 카페를 오픈하려한다.

사람들이 말린다. 

이해는 간다. 바보짓이라는 것을.....

 

커피는 첫째도 몫이 좋아야 하고, 둘째도 몫이 좋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는 대전에서 가장 몫이 안좋은 곳이다.

 

그런 곳에서 카페를 오픈한다니 다들 걱정스럽게 바라본다.

 

그래도 하고싶다. 그래서 카페를 꾸민다. 

어짜피 사람을 사서 하는 것도 아니고, 

직접 인테리어를 하는 거라  하고 싶은대로 맘껏 해볼란다.

 

저기 메뚜기처럼 사다리에 매달려서 칠을 하시는 분은 나와 함께 동업하시는 분!

그래도 바보같은 생각을 혼자하는게 아니고 한 사람이 더 있어서 약간 위로는 된다.

 

인건비가 너무 비싸다.

그래서 직접하기로 했다.

먼저, 중고거래사이트에서 이것 저것 최대한 저렴하게 구입하고 

나름 동선을 그리고 위치를 잡아봤다.

 

나무는 중고로 사는 것보다 새거로 하고 싶어서 땟깔 좋은 놈들로 구입해 왔다.

다행인 것은 전국에서 가장 싼 싸이트 나무 가게가 우리동네 근처에 있었다는 사실!!!

 

나무를 대주고 나니 제법 그럴싸하다.

튼튼하다는 말로 모든걸 설명하고 싶다.

가성비 대비 갑이다.

 

저 상판이 제일 힘들었다.

니스를 아래 위로 4번씩 총 8번을 입혔다.

칠하고 말리고 샌딩하고를 8번씩!!!!

그것도 4장이나......휴! 힘들다.

 

예전에 마카롱집 사장님이 주신 튼튼한 나무 책상이 있어서

머신을 올려놓을 지지대로 낙점!

절대 무너지지는 않을 것 같다.

 

나무들이 올라가니 그저 그랬던 테이블들이 살짝 살짝 멋스러워진다.

 

비싼 머신 화장실 오가며 건들까봐 가림막으로....

비싼거 손대지 마소! ㅎㅎ

 

동업자 잘못 만나서 벽에다 테이핑 후 직접 칠하시는 분!

미안하다....

그런데 일을 잘하신다. 

동업하기를 잘했다. ㅎㅎ

 

가게 이름은 "엔빈"으로 정했다.

히브리어로 "샘콩"이라는 뜻인데...

콩이 떨어지는 곳마다 샘이 솟으라는 뜻으로 정했다.

 

예전에 이스라엘 에인케렘이라는 곳에 갔는데

그 동네가 물이 좋아서 카페가 많다는 말에

문뜩 그때가 떠올라 "엔빈"으로 정했다.

 

대정동도 큰 우물이라는 뜻으로 물이 좋다는 동네다.

좋은 물로 만든 커피가 더 맛있을 것 같아,

겁없이 카페를 꾸며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