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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이스라엘

이스라엘 일곱째 날-2(세겜-나블루스, 야곱의 우물, 세바스티아-사마리아 성, 그리심산 유월절 행사)

by 아르니온 2019. 11. 21.

세겜마을

 

이곳은 "세겜"이라는 지역이다.

현재 팔레스타인 자치 도시여서 쉽게 들어가기가 어렵다.

사마리아 유월절을 보려면 이곳에 가야되는데 운전기사가 그날 컨디션에 따라

들어가기를 꺼려하면 일정이 있어도 못갈 수도 있다.

예루살렘에서는 65Km 떨어져 있어, 버스로 1시간 조금 더 달리면 도착한다.

세겜은 야곱의 우물과 아브라함의 땅의 약속, 여호수아 제단 등등

성경의 역사가 가득한 곳이다.

 

세겜은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라 이곳을 통과 할때는 유대인들이 지키는 

검문소를 지나야 된다.

특히, 유대인들은 세겜에서 사고를 당할 수 있기에

조심해야 된다.

 

이스라엘은 유대인들이 정착한 곳과 팔레스타인들이

정착해서 사는 동네가 확연히 다르다

특히,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들은 발전 속도가 현저히 느리기 때문에

건물들이 많이 노후되었고, 생활 환경도 매우 열악하다.

 

달리던 버스가 왼쪽으로 돌아서면서 세겜 입구에 들어선다.

왼쪽이 그리심산이고 오른쪽이 에발산이다.

그리심산과 에발산 사이를 지나가면 사마리아에 도착한다.

세겜은 북왕국 이스라엘의 첫 수도이자 아브라함이 땅을 약속받은 장소로 유명하다.

세겜은 1903년 독일 학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발굴되기 시작하였고,

1950~60년대 미국에 의해 세겜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나기 시작하였다.

 

 

그리스 정교회 - 야곱의 우물

삼촌 라반의 집을 떠난 야곱은 형 에서와 화해를 하고 정착한 곳이 세겜이다.

야곱은 이곳에서 우물을 파고 물을 마시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우물을 야곱의 우물이라고 부르지만,

실상 구약에서는 야곱의 우물이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신약에 와서 요 4:6절에서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과의 대화에서

야곱의 우물이 등장한다.

 

그리스 정교회 안으로 들어가서 지하로 내려가면

야곱의 우물을 볼 수 있다.

야곱의 우물은 단단한 암반을 파서 만든 깊은 우물이다.

이 우물은 지난 2천년 동안 유대인, 사마리아인, 그리스도인과 무슬림들은 모두

야곱과 연결시켰다.

 

입구 바닥에는 비잔틴 시대 야곱의 우물을 형상화한 모자이크가 있다.

 

교회 내부로 들어가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두 군데 있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야곱의 우물이 나온다.

 

현재도 물이 솟아나는 우물이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실제로 두레박을 이용해서 물을 퍼서 마실 수 있다.

근데 그 깊이가 상당히 깊다.

 

세겜은 주전 722년 북왕국 이스라엘의 멸망과 함께 앗수르에 의해

완전히 파괴됐다.

이후 사람들이 살지 않는 도시가 되었다.

예수께서 사마리아 여인을 만난 야곱의 우물이

세겜에 있었다는 것 외에 신약에서 세겜은 더 이상 언급이 없다. 

그래서 주후 70년 이후 고대 도시가 있었던 세겜은 잊혀졌고

평지에는 로마의 네아폴리스가 세워졌고, 후대에

아랍 도시의 이름(나블루스)이 되었다.

 

야곱의 우물에서 약 70m 떨어진 가까운 곳에

텔 발라타(Tel Balata) 라는 고대 세겜 유적지가 있다.

이곳은 특별히 관리를 받고 있는 곳이 아니라 출입은 자유롭다.

그냥 방치되어 있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인 것 같다.

 

이곳에 서서 보면 좌 우로 그리심산과 에발산이 잘 보인다.

 학자들은 대부분 이곳이 고대 세겜 유적지라고 믿고 있다.

 

텔 발라타 안에 있는 박물관!

들어가고자 하면 문을 열어준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며 특별히 설명해 주는 것은 없다

그저 함께하시는 가이드분의 설명에 의존해야 된다.

 

 

텔 발라타 유적지를 나와 조금 이동하면 요셉의 무덤이 보인다.

요셉의 유언대로 여호수아는 출애굽할 때 요셉의 유골을 가지고 나왔고

이곳 세겜에 다시 장사지냈다.

현재는 팔레스타인 경찰들이 지키고 있어서

입장은 못한다.

 

한때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의해 파괴 되었다가

다시 만들어 졌는데 경비가 삼엄해서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세겜은 팔레스타인 자치구역인데 유대인들이 요셉의 무덤을

근거로 조상들의 땅이라 주장을 하니

팔레스타인들이 요셉의 무덤을 파괴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유대인들은 이 땅을 차지하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해야만 하기 때문에 다시 재건하였고

지금은 팔레스타인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

 

세바스티아(사마리아) 유적지를 향해 가는 길!

 

세바스티아 들어가는 입구에 길게 들어선 기둥들!

로마에 의해 건설되었다고 한다.

 

마을 한 가운데 유적들이 이렇게 널부러져 있다.

제대로 보존되지 않은채

아이들 놀이터로 사용되는 듯 하다.

 

이슬람 지역은 어느 나라나, 어느 도시를 가든

기독교 문화는 이렇게 방치되어 있다.

 

사마리아 성(세바스티아)은 BC 875년 오므리 왕에 의해 건설되었다.

그러나 오므리는 이 성을 완성하지 못하고

그의 아들 아합에 의해 완성되었다.

이 성읍은 페니키아의 장인들에 의해 건축되어 상아궁 이라고도 불리웠다.

그 후 여로보암 2세 때에 최대의 번영을 누렸으나,

그의 사후 BC 722년 앗수르의 왕 사르곤 2세에 의해

사마리아 성은 멸망을 당했다.

 

사마리아 산지 전경

북왕국의 수도 역할을 했던 사마리아는 그 전략적 위치로 인해

앗수르에 의해 다시 재건되어 속주가 되었다.

그 뒤 알렉산더의 동방 원정으로 인해 BC 331년 사마리아는 헬라의

식민지가 되어 퇴역 군인들이 대거 정착하면서

급속한 헬라화를 맞이하게 된다.

알렉산더 사후 톨레미 왕조에 속하다가

시리아의 셀류키스 왕조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다 하스모니아 왕조인 요한 힐카누스가 이곳을 점령한 뒤

완전히 파괴하여 버렸다.

후에 로마의 수리아 총독 가비니우스가 사마리아의 복원을 명령하였으나,

헤롯에 의해 다시 재건되었고, 로마 황제의 아우구스투스의 헬라식 이름인

"세바스테"라는 이름으로 도시의 이름이 바뀌었다.

 

사마리아는 헤롯의 아들 아켈라오의 통치를 받았으나

폭정으로 인해 실각당한 후 로마의 직접 통치를 받았으며,

그 때 예수님이 이곳을 방문하신 것이다.

 

현재 이곳에 있는 유적들은 대부분 로마 시대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곳은 침례 요한의 유해가 발견된 묘가 있으며

이를 기념하여 세운 성전이다.

 

침례 요한의 유해가 발견된 장소에 세워진 기념교회

그 옆에는 선지자 엘리사와 오바다의 묘, 그리고 묘의 뒤편에는 요한의 부모인

스가랴와 엘리사벳의 묘가 있는데

우리 일행은 둘러보지는 못했네요

 

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우리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유월절 행사를 진행하는 사마리아 유월절을 참관하기 위해

그리심산으로 향했다.

그리심산 중턱에 사마리아인들이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이 있다.

이곳에서 매년 일년에 한 번 구약의 유월절 의식(제사)을

치른다.

 

사마리아 유월절은 4~5월에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약 600여명의 사마리아인들이

매년 진행하는 큰 행사이다.

이스라엘에서 제공한 양 40마리 정도를

성경대로 잡으며, 마을 주민들이 함께 구워 먹지만, 율법에 명시된대로

절대로 이방인들에게는 고기를 나누어 주지 않는다.

남으면 그냥 땅에 묻는다.

전 세계에서 이 축제를 보기 위해 이곳에 온다.

 

유월절이 시작되는 저녁 시간 전까지 모여있는

사마리아인들은 미리암의 노래(출 15:1-21)을 암송한다

그리고 7시가 됨을 알림과 동시에

준비된 양을 도살하기 시작한다. 목에 칼이 들어와 죽는 양들은

소리하나 내지 않고 죽음을 받아들인다.

언뜻 보면 피의 현장이며,

공포스러운 위압감에 두려움마저 생기게 한다.

물론, 사마리아인들에게는 율법을 지키는 거룩한 의식이며 제사이지만

이런 광경을 처음 목격하는 우리로써는 약간

두려움 마저 느끼게 된다.

 

대부분 방문객인 이방인들은 펜스 너머에서 행사를 참관하다

시간이 되면 돌아간다.

그러나 나는 가이드가 준 팁으로 행사 중간에

10달러를 주고 쥐구멍으로 들어가서 실제로

행사에 참관할 수 있었다.

한손에는 칼을 차고 잡은 양의 내장을 빼서 태우고

가죽을 벗기고 긴 막대기에 양을 끼우는 모습

그리고 피 비린내가 진하게 풍기는 현장에서

처음에는 얼어서 혼자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익숙해졌는지

양을 잡고 있는 사마리아인들을 향해 카메라를 들고 사진 촬영을 하며

어느새 그들과 동화되어 가는 내 모습을 보게 되네요.

 

가죽을 벗긴 양은 긴 장대에 꽂아서 불에 구운다.

 

가죽을 벗긴 양을 막대에 꽂고 매달고 있는 어른들 사이에서

자신의 일을 찾아 함께 하는 어린이를 발견하였는데

이 피비린내 나는 현장에서 티없이 맑고

초롱한 눈빛을 한 어린아이를 보면서

사마리아인들에게 유월절은 큰 행사이며, 하나의 축제로구나?

라는 생각이 드네요.

 

잡은 양은 이렇게 모두 막대로 꽂은 후 매달으며

한 쪽에서는 성경을 함송하네요

 

벗겨진 가죽은 이렇게 불에 태워진다.

 

배를 가르고 꺼내진 양의 내장들도

올리브 나무와 함께 태워진다.

 

이 성경책은 사마리아인들이 읽는 모세오경이다.

 

사마리아 유월절을 보면 구약의 제사의식을 직접 볼 수 있어

구약성경을 이해하는데 더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양을 잡아 자신의 죄를 전가시키고 장대에 매달은 양을 보면서

우리의 죄를 위해 피흘리시고 나무에 대신 매달리신

예수님의 깊은 사랑을 묵상하게 된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이루어지는 사마리아 유월절은

성지 이스라엘에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인상깊은 경험이었다.